대한민국에서 수학을 가르친다는 것

오해가 있었다. 공교육에 대한 불신의 크기 만큼이나 사교육에 대한 잘못된 인식이다. 이른바 보습 학원으로 불리는 학원들은 ‘수학’만 가르치는 줄 알았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다. 그곳에도 학교 선생님 못지 않게 학생들을 향한 사랑으로 가득한 학원 강사들이 있었다.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었다. 당장의 입시 성적에 목을 멘 많은 학원들이 모든 학원들을 대변할 수 없음을 알았다. 수학의 즐거움을 가르치는 곳이 있었다. 제대로 된 교육에 모든 것을 건 선생님들이 있었다. 그리고 놀랍게도 이런 학원에 열광하는 학부모와 학생들이 있었다.


수학은 논리를 가르치는 학문이다. 언제나 정답이 존재한다는 점에서 다른 많은 학문들과 뚜렷이 구별된다. 수학이 실생활과 거리가 멀다는 것은 지구가 둥글지 않고 네모나다고 생각했던 고대인들의 오해를 연상케 한다. 논리적인 사고는 타인을 설득하고 이해시키는 가장 큰 무기 중 하나다. 일상과 일터에서 우리는 말이 안 통하는 무논리와 싸워야 한다. 말을 할 때도, 글을 쓸 때도 논리적인 사고를 훈련받은 사람들은 언제나 탁월하다. 인생을 조금 살아본 사람은 알 것이다. 사업을 해본 사람은 더더욱 절실할 것이다. 기획서든 제안서든 논리를 필요로 하지 않는 영역은 없다. 그런 능력을 가장 쉽게 훈련할 수 있는 학문이 다름아닌 수학이다.


아드 폰테스는 이상한 학원이다. 수학을 가르치지만 입시만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다. 수학의 즐거움을 가르친다. 논리의 유용함을 훈련한다. 학생들 이상으로 선생님들이 공부를 한다. 학원 원장은 오대양 육대주를 돌아다니며 최고의 수학 문제를 찾아 다닌다. 진도에 목 메지 않는다. 하나를 완벽히 이해하기 전까지 다음 스텝으로 나아가지 않는다. 그래서 느리고 더디다. 학원을 옮기겠다고 우겨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는다. 그것이 옳은 방법임을 믿기 때문이다. 수학은 무조건 외운다고 해서 실력이 늘지 않음을 알기 때문이다. 원리를 깨치는 것 외에는 지름길이 없다. 그래서 아드 폰테스가 고집하는 길은 심화와 서술이다. 그리고 이 우직함이 수없이 많은 수학 올림피아드 수상자와 입시 결과를 만들어냈다. 그것을 사람들에게 보여주는데 무려 10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했다.


아드 폰테스는 ‘근원으로 돌아가자(back towards an origin)’는 뜻의 라틴어이다. 다분히 철학적인 말이다. 그런데 아는가? 고대에는 최고의 수학자가 최고의 철학자이기도 했다는 사실을. 모든 학문과 인생사에는 원칙이 있는 법이다. 기본이 있고 근원이 있다. 그런데 그것을 고집하는 것이 언제나 가장 좋은 결과를 만든다. 그래서 수 없이 많은 현대의 경영 이론들이 원칙을 이야기한다. 좋은 브랜드는 원칙을 지킬 줄 아는 제품과 서비스들을 만들어낸다. 기본을 지키는 것이 너무나 어렵기 때문에 그것에 성공한 브랜드들은 특별한 경쟁력을 가진다. 이제부터 우리가 들어볼 이야기는 그 원칙을 너무나도 고집한 목동의 어느 수학 학원의 이야기다. 그들은 왜, 어떻게 그런 기본을 지킬 수 있었을까. 마음의 문을 열고 그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 보자. 수학 이상의 그 어떤 삶의 원칙을 발견하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